거미줄 빈집엔 누가 살까
조소영
거미의 하루가 거미줄을 친다
아침에 산책을 하다 보고
점심에 꽃을 보다 보고
저녁에 노을을 배웅하다 본다
둔한 걸음은 온종일 쉬지 않고
거미의 수고로움이 엉킨 듯
질서 있게 걸려 있다
마치, 바닷가 마을 어망 속
낚아 올린 풍경처럼
영롱히 단장한 집은 완성되고
드디어 거미의 들어간 안식
순간, 눈 깜짝할 사이
거미는 물까치의 사냥감이 되고
빈집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야생에서 생존을 배우라는 듯
강한 마음을 차려입으라는 것처럼
거미줄이 내 영혼을 마구 흔들었다
간 자는 허무를 모르고 살아있는
자의 몫임을 새삼 느낄 때
거미의 노고가 헛되이 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즈음, 간 자의 땀방울이
채 마르기도 전
도라지꽃 기댄 거미줄엔
종일 일한 서쪽하늘, 노을이 기울어
물들이고 있었다.
살기위에 무언가에게
해를 끼쳐야 자신이 살아남을수 있는 자연의 섬리이자
법칙이 아닐까요.
수순한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