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덩이
나현수
우리 은하계의 밖에 있는 또 다른 은하들
그렇다면 지금 서 있는 지구는 얼마나 작다는 것인가
그리고 그 지구에 한 명에 지나지 않은 나는
또 얼마나 작다는 것인가
문득 여름철 백사장에서 보았던
밤하늘에 잠깐 반짝이던 폭죽이 생각났다.
나를 우주에서 본다면 그런 폭죽이겠지
우주 끄트머리에 잠시 머물다
끝을 알지 못하고 사라지는 빛 덩이
그러다 또 한 번 문득 생각한다.
광대한 우주에서 내가 존재하는 걸
나 외에는 누구도 모를 순 있다지만
단 한 명
나만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걸
그렇기에 오늘부터 나는 스스로를 응원한다.
내가 슬픔에 오래 빠지지 않게
내가 절망에 오래 머물지 않게
맛있는 걸 더 많이 사먹고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랑을 나누고
더 많이 웃어보이겠다.
잠시 반짝이는 우주의 빛 덩이
그 빛 덩이가 숨 쉬고 있음을
비록 아무도 모르더라도
단 한 명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잖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