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自轉)
나현수
사랑하는 이에게 차이고
근무하는 직장에서 무시당하고
자식이지만 육아도 때론 지친다.
기쁨과 슬픔은 그래서 양면
한 순간에 빛에서 어둠으로 변한다.
어둠이 너무 짙을 때는 눈을 감자
석양이 내려 어둠이 찾아온 거라고
그래서 지금은 잠시 쉬어갈 때라고 다독이자.
밤의 시간은 비단 나만의 것이 아니다.
밤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러나 그 시간의 길이와 어둠의 깊이가 달라
나의 밤이 다른 이의 밤보다
조금 길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니 밤이 오면 잠시 웅크리거나
때로는 바닥에 몸을 누이어 보자.
그리고 아침이 오는 걸 기다리자.
아침이 옴을 의심하지 말 것.
지구가 자전하는 것처럼
나의 축은 정확히 아침을 향해 돌고 있다.
밤이여, 슬픔이여, 아픔이여
잠시 나를 스치는 고통의 시간이여
너를 보내고 맞을 아침은
내게 머문 시간만큼 얼마나 또 밝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