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母性愛)
나현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시간
저녁 모임에 한 번을 나가지 못하고
밥시간에 맞춰 집에 들어간다.
남편은 남의 편이라고 했던가?
결혼하기 전에 목숨을 내놓을 거 같았던 사람이
결혼 후에 그녀의 목숨을 내놓으라고 다그치는 시간
우는 아이를 품에 안고 그녀도 울고만 싶다.
그러나 나는 묻지 않았다,
이런 삶의 의미를
아침 9시에 애를 어린이집에 맡기며
울며 떨어지지 않은 아이를 가슴에 품고 출근하면
출근이 늦다고 눈치 주는 삶의 의미를
나는 묻지 않고 결론 내렸다,
그녀의 삶은 행복하지 않을 거라고.
그러나 나는 고백해야 한다.
그건 나의 덜떨어진 착각이었다는 것을.
퇴근 후 서둘러 운전해 도착한 어린이집
저 멀리서 ‘엄마’하고 뛰어오는 아이
그 순간 눈부시게 피어나는 웃음을
고사리처럼 감겨 오는 그 작은 작은 손의 온기를
어떻게 감히 정의 내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