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온도
나현수
버겁게 버티던 축이 무너졌다.
그간 알고 있지만 외면했던 것이기에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큰 무게
폐를 압박하는 옥죄임에 당황하다
그만 몸져눕는다.
마음은 근육이 없다는 걸
준비하고 단련해도 쉽게 허물어지는 것임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늦은 밤 친구에게 온 메시지
“괜찮아? 우리 한 번 봐야지.”라는
온기를 품은 안부.
나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
나와 함께 인생길을 걷는 사람
내가 잘못되지 않았음을 믿어주는 사람
앓고 있는 몸으로 온기가 스며든다.
추억의 온도는 몇 도이기에
얼어 있는 마음까지 닿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