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느껴질 수 있게
나현수
계절이 순환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정작 우리는 그대로였다
변화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관계는
언제나 겨울과 같았다.
처음 봤을 때에 느꼈던 감각들
경이롭기까지 했던 별빛은 어디로 갔을까?
시기를 알 수 없이 생겨난 냉랭한 전선
정작 우리는 서로를 안아주기보다
온기를 빼앗아 스스로를 데우기에 바빴다
상처 입히는 말들을 쏟아내었고
서로의 잘못만 뇌리에 남겼다.
3월도 끝나고 4월이 시작되는 시기
23℃로 치닫는 급격히 올라간 기온
싸매고 있던 두툼한 옷을 치우지만
서늘해지지 않은 마음을 본다.
그렇게도 마음을 싸매고 있었던가,
바람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봄은 왔지만 우리는 겨울에 서 있고
팽팽히 맞서는 기압에 바람이 불지 않는다.
익숙함을 낯설게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
동시에 나의 기압을 낮추어 본다
우리 사이의 바람이 왕래할 수 있게
다시금 봄이 느껴질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