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잔소리

어머니의 잔소리

최고관리자 16 310 2018.11.01 23:29




어머니의 잔소리
            원의 시(나현수)


어머니의 “잘 챙겨 먹어라.” 하시는 말씀이 
나에게는 듣기 싫은 잔소리였다.
알아서 잘 챙겨먹을 충분한 나이 
그러나 걱정이 되시는 날에는 
비닐봉투에 가득 음식을 담아
그것도 차도 없어 버스에 끙끙 실으시고
집에 도착해서는 문자 메시지로 
“퇴근하고 바로 오렴, 집이다.” 하신다.
  
하필 그런 날이 회식과 겹치는 날에는 
“어머니, 제발 오실 때는 말 좀 하고 오세요.”
하는 나의 투정이 끝나기가 무섭게 
“엄마가 아들 집에 오는데 허락 받고 오냐!”
시며 언짢은 감정을 말하시지만 
가져오신 음식을 숟가락 가득 퍼 내밀고는 
“아들, 그래도 이것만 먹고 회식 가라.”시던 
어여쁜 나의 어머니.
  
비닐봉투의 무게가 어머니의 무릎을 이겼을 때 
“아들 엄마가 가야되는데, 미안하네.”하시며
서서히 오시는 횟수가 줄어들었을 그때에 
나는 했어야 했다, 
매일 닳아지도록 쓰던 휴대폰으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누르면 어머니가 환하게 웃으시며 
‘아들 밥 챙겨 먹었어?’하실 
그 흔한 전화 한통을.  
     
어느날 싱크대 서랍장을 열자
흐뭇한 표정으로 음식을 담으시며
몇 번이고 반복해서 쓰다듬으셨을 
어머니의 비닐봉투가 보였다. 
  
그때부터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자주 열면 온기가 빠져나갈까봐 
못 견디게 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에야
아주 조금 서랍장을 열어 
“밥 잘 먹고 있어요.” 말하고 
다시 조심히 닫는 습관이.


 


                              




Comments

Guest983589 2022.03.22 12:57
가슴이 가슴이 가슴이
너무 많이 먹먹하네요..
이칠선 2018.11.02 19:20
엄마라는 이름안에 이세상 모든것이 존재 하지요 엄마는 세상입니다
전창만 2018.11.02 20:37
가슴이먹먹합니다
윤혜자 2018.11.02 20:43
얼굴도 가물가물 합니다 돌아가신 엄마의 얼굴이.. 보고 싶습니다
구리시 동사골주말농장 2018.11.02 20:46
지금은 안계시지만 나의어머님 말씀같네요 살아계셨다면 더나은 효도를 할텐데 후회되네요 여러분효도하세요 감사합니다 좋은글
허근 2018.11.02 21:27
감사합니다
박종배0 2018.11.02 22:14
어머니 보고싶네요.
김서형 2018.11.02 23:15
엄마의사랑너무그립습니다 엄마♡
원의 시(나현수) 2018.11.03 00:24
이칠선님 예 그 말씀에 공감합니다^^/전창만님 감사합니다. 저 또한 글을 쓰며 먹먹했답니다./윤혜자님 제 글이 어머니를 회상할 수 있었다는데 감사함을 느낍니다./구리시 동사골주말농장님 ^^. 왜 이리 말씀이 와닿을까요. 감사합니다./허근님 저 또한 감사합니다^^/김서형님 그리운 기억이 따스하게 감쌀 거에요. 기도 드립니다.
해아 김기숙 2018.11.03 02:17
엄마..반성합니다~ 돌아보는 나자신이 되게하는군요 진정한사랑 따뜻한사랑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영원2 2018.11.03 05:26
감사합니다
김 희정 2018.11.03 05:36
아들아들 아주 징글징글 ㅎ 요즘은 딸이대세라는거 다아시죠 ㅎㅎ 우리엄마는 딸만둘 ㅎ 복이많으시죠 ㅎ 보니 아들만있는집은 뭐든시끌시끌 아들이효도하는거본적읍음 ㅎ 다결혼해며느리가하지 ㅎ 무조건 엄마맘 알아주고 화장품하나라도사다주는건딸들 ㅎ 며니리 ㅎㅎ 아무리 친한고부사이라도 맘은남 ㅎ 다걷치래 ㅎㅎ 그랴서 꼭 딸들을낳으시기를 ㅎ 진짜아들은쓸데읍음 다 어떻케든사업한다고돈만가져갑니다 ㅎㅎ 딸이사랑주고 깊은진심 맘으로 효도한다는거 ㅎㅎ 백프로 ㅎㅎ 아멘 다들평온과감사하며 지내세요 아멘 ㅎㅎ
ㅋs 2018.11.03 07:26
서리가 눈온듯 하얐게 내렸다. 이른아침 하얀얼굴에 힌머리 수근두르시고 낙옆쓸어 가며도시락 챙기시든 그분 유난히그립네요~
원의 시(나현수) 2018.11.03 10:17
해아 김기숙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평안한 하루 되시길 바랄게요./영원2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김 희정님 이번 시는 특정한 성별에 국한시키지 않고 자녀로 읽어주시면 될 거 같아요. 저도 딸이 좋답니다^^♡/ㅋs 네 저도 그리운 날에는 특히 몸이 아픈 날에는 어머니가 보고 싶어지는 때가 더 많답니다.
이 경숙 2018.11.03 22:59
감사합니다
이하림 2018.11.04 22:05
이젠들 지나갔지만 감사드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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