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 사랑
원의 시(나현수)
어떤 이의 사랑은 노을과 같아
그 사람의 감정을 볼 수 있고
어떤 이의 사랑은 물과 같아
그 사람의 감정을 들을 수 있다지만
나란 사람은 내성적이라
사랑이 쉬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사랑도 아름답지만은
잘 드러나지 않은 나의 사랑 또한
그와 결코 다르지는 않습니다.
가끔 야근을 하는 당신을 기다려
잠들지 못하고,
나와 전혀 상관없는 주제밖에 이야기를
시간을 들여 경청하며,
당신의 잘못이 분명한 일들도
먼저 ‘미안해’라고 하는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당신을 사랑하는지 모릅니다.
노을처럼 당신을 감동시키지도
물처럼 당신을 채워주지도 못하지만
지구의 맨틀이 지각을 움직이는 것처럼
나의 사랑은 당신의 보폭에 맞혀
함께 따라갑니다.
잘 보이지 않더라도
잘 들리지 않더라도
당신이 있는 곳에
내가 있습니다.
그게 ,
나의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