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 원의 시(나현수)
요동치는 마음이 있다.
나이가 들어도 멈추지 않는 너울
익숙해지지 않은 시련들
새로운 생채기가 계속 생겨나
완치될 수 없는 불안이 있다.
안정된 적이 있었던가,
나라는 존재가.
경험이 쌓일수록 강해지는 것들은 있었지만
경쟁할 수밖에 없는 투쟁의 세상은
풋잠 같은 삶을 살라고
평안하지 말라고 나를 채찍질한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들과
반복되어 성격이 돼버린 것들 외곽에
답은 있는가?
답을 찾으면 단잠을 이룰 수 있을까….
강한 바람이 분다.
너울이 거세 가장자리로 쫓겨난 곳
끝이라 생각한 때에
나와 같은 이들이 서로의 손을 마주잡고
너울과 부딪히는 것을 본다.
아!
혼자서 부딪혀 찢겨지다
심해 저 편으로 사라지려던 나는
얼마나 나약한 존재였던가.
손을 내밀어 그들의 손을 잡는다.
너울이 파도가 되어 나를 덮쳐도
나를 잡아주는 그들이 있다.
바람은 세고
너울은 변함없지만
스르르 깊은 잠이 쏟아진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나른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