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를 꿈꾸며

지란지교를 꿈꾸며

최고관리자 22 546 2017.01.15 02:13




*지란지교를 꿈꾸며*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는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은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은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은 친구가 ...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 자식하고 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은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친구와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듯이 잘 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 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는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쳐 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으면 된다

우리는 흰 눈 속 침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며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진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되
미친 듯이 몰두하게 되길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묵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도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우리는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은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 하리라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창문을 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면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의 손이 작고 어리어도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니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 지리라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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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커피한잔의여유를 2017.01.15 08:13

글 너무감사해요.
다시한번 읽고싶었어요.

신오형 2017.01.15 08:34

그런 세상이 있으면 좋겠죠!^^

레인향기 2017.01.15 08:35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자..

이 경숙 2017.01.15 08:38

좋은글감사합니다

김형래 2017.01.15 08:39

공유합니다~
감사합니다~^^

채호병♥ 2017.01.15 08:40

너무 좋은글이내요 그렇게 살수있게 노력해야지요~^^

희야0 2017.01.15 08:44

그런지란지교한명있다면성공한삶

GUEST14715 2017.01.15 09:25

서로  용서  하면

kim 영미 2017.01.15 09:41

사람관계
복잡하고 어렵네요
배려와 존중이 있어야 할듯~ㅎ
날씨가 매섭네요
건강하세요~^^

GUEST13873 2017.01.15 09:57

안권섭

산사랑 2017.01.15 11:53

허물없는 친구^^

Ansony kin(강주비) 2017.01.15 12:05

ㅎㅎ

GUEST15363 2017.01.15 12:18

잘 보았습니다
ㅡ감사 합니다

GUEST10798 2017.01.15 12:20

많이 힘들구나 난 미안하다 ᆢ

천향옥(정환)은배.보배맘 2017.01.15 14:13

열 몇장의 손편지로 받았던 추억이 새록 새록~~

정봉주 2017.01.15 15:37

과연 이런사람이 있을까요?이혼을 하고부터는 내마음도 매마른가 봅니다

수험생엄마~~ 2017.01.15 18:03

나에게도 이런친구가 있었는데 얼마전에 둘이토닥거렸는데 그때부터 자존심 싸움하니라 전화를 못하고있네요~ 사는게 글처럼되면 얼마나좋을까요???

박용호 2017.01.15 19:10

좋은글귀    감사드립니다

선오봉 2017.01.17 12:40

멋진글 잘 읽엇어요

GUEST18643 2017.02.02 18:32

넘좋아요 나도이렇게살고싶어요감사해요

전명희 2017.02.11 17:48

좋은글

GUEST66015 2017.02.22 09:39

지란지교 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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