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초 당신 / 조소영
멀리 바다가 보이는
헝클어진 풀더미 섬
조락의 계절,
마른 억새 회색빛 추억 날리면
발길 뜸한 숲에 앉아
진보랏빛 입술로
쪽빛 바다 그리워
남몰래 눈물 흘린 적 있나요
버거운 삶의 무게
붉은 심장 떨어질까
가슴 움켜쥔 적 있나요
먹장구름이 세상을 힘들게 하여도
한잔 술에도 금가루 별이 쏟아지고
흰 당나귀 옛 가난한 시인도
때론 파란 하늘 바다를 노닐어요
멀리, 풀섶에 숨어
풀벌레도 울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