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 원의시(나현수)

선택 / 원의시(나현수) 

선택을 한다는 건

선택의 기회비용으로 포기해야 할 것들과

이로 인한 상실감까지 견뎌야 하는

실로 큰 대가를 치르는 일이다.

그러나 결과는 가능성의 영역

희망의 벅참과 실패의 두려움까지

너울처럼 걱정이 넘실거려

잠 못 이루는 우리들아

살아 있다는 건

그런 걱정을 계속 비용으로 지불해야 하는

매일의 투쟁 속에서 상처 입고

이를 치료하는 힘겨운 투병임을 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걸어 온 발자국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을 결심

흔적들로 인한 마음의 비용을 줄이는 일이다.

누구도 똑바로 걷지 못했고

비슷해 보이는 길이라도

우리는 똑같이 걷지 못한다.

비틀대는 걸음은

어지러이 자국을 남기게 되는 것

살아가는 걸음은

늘 그렇게 어지러웠다.

나현수 시인의 유튜브 시 낭송 보러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LAFpWXPJJ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