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랑

* 가을 사랑 *
　　　　　　　　　　나현수
여름의 온기는
쏟아지는 햇볕과 같아
있음으로 주는 베풂이다
그 안에 마음 씀은 부족하여
누구를 온전한 따스함으로 채울 수 없다.

그러나 가을의 온기는 
나무가 몇 없는 나뭇잎을 떨어뜨려
땅을 데우려는 간절함과 같아
그 마음 씀으로 사랑하는 이를 채우려 함에
그 의미가 있다.

사람아, 우리 사랑하려거든
저와 같이 만나자.

나무가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순간에
바람 불어 서늘함에 떨면서도
기어이 자신의 온기를 나누려는 것처럼
있어서 주는 온기가 아니
부족하나 주려는 온기로 오라.

그리하여 나뭇잎과 땅이 만나는
비었으나 충만한 그 순간처럼
서리지는 새벽을 견뎌내는 따스한 온기로
함께 걷자.

 

생각하고, 뒤돌아 볼 수 있게 하는 '감성'시
나현수 시인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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