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 원의 시(나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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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 원의 시(나현수) 


자유가 없는 시기였다면

성냥 한 개비 태우려다

삐걱대는 문소리에 놀라는

심장 소리 들릴 테지요.


빛이 닿지 않은 곳이라면

빛을 기다리다, 기다리다

서서히 희미해지는 희망에

짐승처럼 설움을 쏟아낼지 모릅니다.


슬픔의 중심에 있을 때

바라고 또 바라는 것은

행복했던 과거의 회귀이지만

있을 때 없는 것처럼 여기다

기어이 사라진 후에야 되찾는 마음을

간절했다 불러서는 안 될 텝니다.


사람에게 저마다

구멍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어있는 그곳을 채운 대상이

조금씩 사라질 때 알려주는

눈금이 있는 구멍이면 더 좋습니다.

가랑비가 내려

어렵고 더디게 빈 곳이 차오를 때엔

빗물 한 방울 다른 곳으로 튈까

살뜰한 마음이 되어지는

그런 구멍이면 더 좋겠습니다.




"빗물 한 방울 다른 곳으로 튈까 살뜰한 마음이 되어지는 그런 구멍이면 더 좋겠습니다."


나현수 시인의 유튜브 '구멍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낭송 들어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zDjaSfCIj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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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청초록님의 댓글

  • 청초록
  • 작성일
있을때 없는것처럼 여기다 기어이 사라진 후에야 되찾는 마음을 간절했다 불러서는 안될것입니다.

자신이 할수있을지를 고민하는동안  먹고사는 문제로 정작 중요한것은 묻혀지고있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오늘 살아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Guest964182님의 댓글

  • Guest964182
  • 작성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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