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수 시인님의 등단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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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논
             나현수

 
산비탈에 땅을 개간하여 논을 만들면
논이라 하여 사람들은 으레 쌀을 기대하지만 
벼를 키우기 위해서는 물길이 그곳에 있어
다랑논의 척박한 터를 계속 채워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들은
마음속 다랑논의 물을 생각지 않은 채 
푸면 풀수록 닳아져
언제고 척박한 밑바닥이 드러날 터인데도
물길이 끊기는 마지막까지
‘희생’이란 단어로 강말라 간다.

바보 같은 그대여 
이제는 자신에게 물길을 돌려야 할 시간이다.  
다른 소리에 귀 막고
스러진 이삭을 추슬러야 하는 시간이다. 

논의 갈라짐이 쌀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지 말자.
그대의 메마름 또한
누군가를 구원할 거라 생각지 말자.
지금은 척박해진 가슴을 축축이 적셔야 할 시간.     
다시 내게 물을 대야 하는 내면으로의 시간

 




나의 그늘에게
             나현수


나에게는 그늘이 없었다. 그러나 
나만의 의지로 되지 않은 것들이 늘어나 
열망으로 가득한 마음이 사체(死體)처럼 딱딱해질수록 
그늘은 사춘기의 트러블처럼 돋아났고
어느새 나를 뒤덮을 만큼 커져갔다.
    
흰개미가 점차 목재 내부를 파먹듯이
나를 지탱하는 뼈대가 점점 허물어지고 
주변의 격려는 단단한 그늘을 뚫지 못한 채 
하루살이처럼 스러질 뿐이었다.

들끓는 마음을 쏟아내지 못해 길을 나선다.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나 종착지는 없었기에 
여름철 뙤약볕에 쬐이며 그렇게 저녁을 맞았다.

그때야 알았다. 
태양의 그늘은 이토록 짙어다는 걸.
그러나 그의 그늘에서는 생명이 살아갈 수 있음을...
     

용기내어 나의 그늘을 안아 본다.  
오늘 밤, 그에게 이야기를 건네야겠다.

 




하루살이
             나현수


길게는 3년의 시간
적층의 어둠 속에서 하루살이는 꿈을 꾼다.

외로움을 이해해 줄 누군가를 만나는 꿈.

이를 위해 스무 번이 넘는 허물을 벗으며
희망의 고통을 감내하는 숙연의 마음.  

그렇게 하루살이가 물 밖으로 나왔을 때 
그들은 먹는 것도 잊은 채 빛을 향해 날아간다.

천 일을 밝히는 달빛 아래 그들이 만나
처음 인사하는 영혼의 춤사위.

그 춤은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생명의 춤.

하루살이가 불빛에 이끌려 방안으로 들어온다.

그 춤을 마주하기엔 너무 눈이 부셔
전등의 전원을 살며시 내리었다.  

이제 나에게도 적층의 어둠이 찾아온다.

어둠은 나에게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말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나의 허물이 거듭 벗겨지면 
나 또한 언젠가 그들처럼 춤 출 수 있기를 
숙연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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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7

양순임님의 댓글

  • 양순임
  • 작성일

손끝이 떨린다.,
이른새벽 이렇게
좋은글을 읽을수있게
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임석순님의 댓글

  • 임석순
  • 작성일

아픔을 응축시켜 생명의내면에 미학의선율을 느끼게 하는 세숼의흔적이여

임석순님의 댓글

  • 임석순
  • 작성일

촣은글 감사합니다

울님의 댓글

  • 작성일

고마습니다

이연선님의 댓글

  • 이연선
  • 작성일

감사합니다.

klm.j.y님의 댓글

  • klm.j.y
  • 작성일

좋은글
감사하게
감상했습니다^^

김동점님의 댓글

  • 김동점
  • 작성일

감사합니다
잘읽었읍니다

골목대장님의 댓글

  • 골목대장
  • 작성일

좋은 글
ㄱㅅㄱㅅ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많이
남겨주세요

서은숙2님의 댓글

  • 서은숙2
  • 작성일

늘생각하며살아갈수있게좋은글감사합니다

김 재 봉{소송}님의 댓글

  • 김 재 봉{소송}
  • 작성일

태양의 이토록 짙어진다는 것을...예전엔 미쳐 몰랐으을 이제야...정신이 맑아짐을 ...

귀한사람님의 댓글

  • 귀한사람
  • 작성일

공감합니다

꽃망울0님의 댓글

  • 꽃망울0
  •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상복 요셉님의 댓글

  • 이상복 요셉
  • 작성일

삶의 절실감이 느껴지네요

류현준님의 댓글

  • 류현준
  • 작성일

좋은글  고맙습니다

봄님이네님의 댓글

  • 봄님이네
  • 작성일

감사합니다~~.

봄님이네님의 댓글

  • 봄님이네
  • 작성일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황명자0님의 댓글

  • 황명자0
  • 작성일

존경합니다
글이너무 좋아 유년시절 생각에 잠시 눈시울이 적셔 지네요♡

장명자님의 댓글

  • 장명자
  • 작성일

감사합니다.이렇게좋은글올려주셔서...

조미령님의 댓글

  • 조미령
  • 작성일

용! 까불지마라.

제라늄님의 댓글

  • 제라늄
  • 작성일

안녕하세요!
등단을진심으로축하드립니다.
하루의일상의고단함을시인님의좋은글로서피로를풀수있게되겠지요.
좋은글부탁드립니다.

건강은 유지가.....님의 댓글

  • 건강은 유지가.....
  • 작성일

등단시 고맙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박은연(스테파니아)님의 댓글

  • 박은연(스테파니아)
  • 작성일

좋은 시  감사합니다.

지구별소녀님의 댓글

  • 지구별소녀
  •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녀촌님의 댓글

  • 녀촌
  • 작성일

옛날 시골같네옫 고향에 향취

김재윤2님의 댓글

  • 김재윤2
  • 작성일

삶을 조금은 뒤돌아보고 생각 할수있는 시간 감사함니다 등단 진심으로 축하드림니다

이상희2님의 댓글

  • 이상희2
  • 작성일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재윤2님의 댓글

  • 김재윤2
  • 작성일

삶을 잠깐은 생각해  볼수 있는 시  감사함니다

허근님의 댓글

  • 허근
  • 작성일

감사합니다

배막달레나님의 댓글

  • 배막달레나
  • 작성일

님의 등단을  진심으로 추카추카 드립니디 읽어본글중  혼밥 다랑논은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습니다  많은걸 옹축시킨 글들  정말  감동이였습니다~

배막달레나님의 댓글

  • 배막달레나
  • 작성일

나의 허물 버려지면  나 또한  언젠가  그들처럼  춤출수 있기를  숙연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누구를 그원할꺼라  생각말자  지금은ㅡ 척박해진  내마음을  촉촉히 적셔야 할시간  다시  정신차려  내게  물을대는  시간을 갖자~

배막달레나님의 댓글

  • 배막달레나
  • 작성일

나현수 시인님의 등단 다시한번 추카 드리며  사랑합니다 힘내셔서 좋을글  많이 올려주십시요  사랑합니다 화ㅡ이팅입니다~♡♡♡♡♡♡♡♡

울님의 댓글

  • 작성일

감사합니다

아침햇살2님의 댓글

  • 아침햇살2
  • 작성일

네 아름다운 감성 시군요

야고보님의 댓글

  • 야고보
  • 작성일

감사합니다

녀촌님의 댓글

  • 녀촌
  • 작성일

사모님

조정혜님의 댓글

  • 조정혜
  • 작성일

생각하고 뒤돌아 볼 수 있는 참좋은시네요. 감사 합니다.

김민호2님의 댓글

  • 김민호2
  • 작성일

작품을 보시고 평가해 주세요.

고영순님의 댓글

  • 고영순
  • 작성일

안녕하세요
등단을축카합니다

정희순0님의 댓글

  • 정희순0
  •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숙연해지는
글이네요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이권석님의 댓글

  • 이권석
  • 작성일

축하드리고앞으로관심 지켜보겠습니다

김남숙2님의 댓글

  • 김남숙2
  • 작성일

등단 축하합니다.감사 합니다.

김남숙2님의 댓글

  • 김남숙2
  • 작성일

축하 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희수0님의 댓글

  • 희수0
  • 작성일

등단  축하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글  많이 올려 주세요 마음에 위안을 받고  가네요

좌경봉님의 댓글

  • 좌경봉
  • 작성일

아름다운 글 입니다  그러나  궁핍한  삶을 살라는  자신에가슴에  진리를  채우라는  서글픈  농부이야기네요   

mili님의 댓글

  • mili
  • 작성일

잠시 지난삶을 되짚어봅니다 감사요

좌경봉님의 댓글

  • 좌경봉
  • 작성일

나태란  단어가 생각납니다  희망을  찿아 긍정적인 삶을 살아야  됨을  일깨워 주는  글입니다  감사핲니다 

정재성0님의 댓글

  • 정재성0
  •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바보같은사랑님의 댓글

  • 바보같은사랑
  • 작성일

축하합니다

정용성님의 댓글

  • 정용성
  • 작성일

등단진심축하드려요앞으로더좋은글부탁해요다랑논사진너무정겨웁고멋있어요

ㅐygge님의 댓글

  • ㅐygge
  • 작성일

척박해진 내마음에축축히 물을대주셔서 감사합니다~

녀촌님의 댓글

  • 녀촌
  • 작성일

밥먹네요

GUEST36230님의 댓글

  • GUEST36230
  • 작성일

아침햇살2

이충오님의 댓글

  • 이충오
  • 작성일

인생의 후반기에 무었을 해야함을  일깨워 주는 주옥같은 시문 입니다(다랑논)에서~~^~
나연수씨 고맙게 잘간직 하게습니다.

노을8님의 댓글

  • 노을8
  • 작성일

등단을 축하 드립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노을8님의 댓글

  • 노을8
  • 작성일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좋은글 감사해요~^^

젠지님의 댓글

  • 젠지
  • 작성일

나의 그늘 작품 참 좋으네요

백상진님의 댓글

  • 백상진
  • 작성일

어느누가 말했습니다 시인은 남의아푸을 나의심장이 찢겨나가는 고통을 느껴야 시다운 절명의시가 태어낫다고

배현정님의 댓글

  • 배현정
  •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

☆yun☆님의 댓글

  • ☆yun☆
  • 작성일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부럽습니다~~^^
좋은 작품 많이 올려주시길~~*^^*

GUEST84208님의 댓글

  • GUEST84208
  •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현정맘♥♥♥퀸님의 댓글

  • 현정맘♥♥♥퀸
  • 작성일

좋은글힘이됩니다.

이 경숙님의 댓글

  • 이 경숙
  •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선종0님의 댓글

  • 김선종0
  • 작성일

옛날시골생각이나네요
개단논
등단추카추카드림니다

우리시대 주인님의 댓글

  • 우리시대 주인
  • 작성일

감사합니다.
속 깊은 소리 작은 울림으
로 남습니다.

윤(김)미숙. misuk kim님의 댓글

  • 윤(김)미숙. misuk k…
  •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시인의 글에서 희망을 봅니다~~

줄리아 로젯님의 댓글

  • 줄리아 로젯
  • 작성일

용기내어 나의 그늘을 안아 본다.

희숙2님의 댓글

  • 희숙2
  • 작성일

등단을 추카추카 드립니다.풍경이 너무 정겹게 느껴지내요.고향에 저녁 노을이 그리워지내요

양미송님의 댓글

  • 양미송
  • 작성일

등단축하드립니다~좋은글읽으면서매일같이 내마음을  다스려갑니다~

이름 도성도모르는사람 ?나는님의 댓글

  • 이름 도성도모르는사람 ?나는
  • 작성일

감사합니다

박종배0님의 댓글

  • 박종배0
  •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녀촌님의 댓글

  • 녀촌
  • 작성일

배신하는거여

홀리사 랑님의 댓글

  • 홀리사 랑
  • 작성일



조정혜님의 댓글

  • 조정혜
  • 작성일

나현수  님의 좋은시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문종철입니다님의 댓글

  • 문종철입니다
  • 작성일

등단 축하드립니다 더욱용트림하소서

현주멋쟁이님의 댓글

  • 현주멋쟁이
  •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용윤님의 댓글

  • 이용윤
  • 작성일

등단 축하드립니다..

kklyh님의 댓글

  • kklyh
  •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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